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잡생각/M1

거미집(2023)

by thekappie 2024. 5. 27.

본편(영화 '거미집')과 극중극(영화 '거미집'에 등장하는 영화 '거미집')의 영역에서 극중극의 배역으로만 존재하는 인물(형사)이 등장하거나, 본편에서의 서사가 거의 전무한 인물(이민자)이 등장하기도 하고, 배역이 실제로 교체되거나(사냥꾼), 상징적으로 교체되는(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문화부 국장이 디렉팅 체어에 앉는 순간) 온갖 장치들이 결국에는 힘있게 뻗어나가지 못하고 농담 수준으로 흩뿌려진 채 끝난다. 그 과정에서 본편 속 세트장 또한, '애스터로이드 시티'와의 비교조차 민망하게, 아무런 매력 없는 공간으로 남는다. 또한, '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!'와도 다르게 본편에서의 촬영 분량과, 본편에서 상영되는 극중극 분량이 일치하지도 않고, 영화 제작에 얽힌 그 모든 노고를 낭만으로 풀어내는 영화도 아니고, 그때 그 시절 그 사람들에 대한 헌사 또한 아니다(김기영 감독의 유족들은 본작에 상영금치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). 이 모든 잉여를 들어내면, 오롯이 남는 것은 디렉팅 체어 위에 쓸쓸히 앉아있는 송강호의 뒷모습과, 극중극의 크레딧이 올라가며 나타나는 송강호의 허망한 얼굴뿐이다. 나에게 이 엔딩 시퀀스는 "나는 늘 이것보단 더 잘 찍고 싶었어요"라는 김지운 감독의 변처럼 느껴지는데, 관객인 우리가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는 마음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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